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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물여섯 번째 ‘충청 도-농 우정 한마당’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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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3.11.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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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누는 도농 한마당 ... 마음 담는 우정 한마당”
올해로 26회째를 맞은 ‘충청 도농 우정 한마당’은 도시와 농어촌 지역 성도들이 하나되는 이 지역 최대 연례행사다웠다.

“워메~ 염소가 왔네? 저 희한하게 생긴 닭은 뭐댜~”


대전 시내 한복판에 때아닌 염소가 출몰했으니 보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꼬박 1년을 기다린 ‘충청 거민’들의 축제 한마당은 ‘깜짝손님’으로 등장한 염소 두 마리와 닭 몇 마리 덕에 시작부터 시끌벅적 활기를 띤다. 


아침부터 빗줄기가 오락가락 추적거렸지만, 행사 시간이 다가오자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말가니 갰다. 달뜬 표정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은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을 감추지 못해 곳곳에서 얼싸안고 구수한 사투리로 인사를 주고받는다.

  

이곳은 올해로 26회째를 맞는 ‘충청 도농 우정 한마당 축제’(이하 우정한마당) 현장. 지난 5일 대전삼육초.중학교 운동장에서 진행한 행사에는 1300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합회 평신도실업인협회(회장 권영수)가 주최하는 가장 큰 연례행사인 만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2020, 2021년)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성도들과 지역주민이 손꼽아 기다리는 명실상부 충청 지역 최대의 행사다운 분위기다. 


운동장 가장자리에 설치된 30여 개의 부스에는 성도들이 직접 재배한 과일과 각종 농산물, 간식이 판매되고, 바자회에도 발길이 이어진다. 싱싱한 농작물을 사고파는 모습은 마치 전통시장 같기도 하다. 


대천중앙교회 조병기 장로는 직접 농사지은 참깨, 수수, 팥, 녹두, 흑미, 땅콩, 시금치 등을 갖고 나와 아내와 함께 좌판을 벌였다. 그는 “농작물을 파는 것도 파는 거지만, 여기 오면 반가운 얼굴을 다 만날 수 있다. 행사 날짜가 잡히면 다른 일정은 잡지도 않을 정도로 기다려지는 즐거운 축제”라며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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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중앙에서는 각종 경기가 진행됐다.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오는 사회자의 목소리는 마치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 분위기를 자아냈다. 피구, 족구, 배구, 발야구, 줄다리기, 계주 등 다양한 종목을 준비했다. 실내에서도 링 던지기, 윷놀이, 에어바운스 등 여러 게임이 펼쳐져 재미와 웃음을 더했다. 


어린이를 위한 활동도 눈길을 끌었다. 목공연필꽂이, 냅킨아트, 모루토끼만들기 등이 한창인 부스는 자리가 빌 틈 없이 북적였다. 홍성교회에 출석 중인 김민재 군은 “모르는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으니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어서 좋다. 내년에는 친구들이랑 같이 오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망치질을 멈추지 않았다.


물건도 사고 경기도 한바탕 즐기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 각자 싸 온 도시락을 나눠 먹기도 하고 돌아다니며 각종 먹거리를 사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별히 이날은 아산중앙교회가 교회 건축 자금 마련을 위해 ‘일일식당’을 운영했다. 500인분의 채소육개장이 모두 동났다. 이용객들은 밥도 먹고 건축헌금에도 동참하는 기쁨을 누린 셈이다.


윤재병 장로(아산중앙교회)는 “우리 교회는 지금 비닐하우스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아내와 함께 20여 명의 성도가 건축자금 마련을 위해 애쓰고 있다”며 봉사하는 성도들과 이용해 주는 성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같은 교회 강영태 장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여성 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또 시대가 변해 가니 교회 행사에는 젊은이들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이런 행사를 기획하고 잘 진행하니 힘이 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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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바로 옆에는 청년들이 카페 부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직접 만든 오미자차, 자몽에이드 등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 식후 디저트로도 좋지만,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음료를 마시며 땀을 식히기에도, 오랜만에 만난 이들이 담소를 나누기에도 좋다. 


“공짜~ 공짜~” 소리에 이끌려 이동하니 역시나 발 디딜 틈이 없다. 대전도마동교회가 종이컵에 따뜻한 호박죽을 담아 나눠주고 있었다. 김연순 집사는 “우리 교회는 20년 넘게 ‘도농 축제’ 때마다 호박죽을 만들어 나누는 전통이 있다. 대신 떡볶이와 김밥은 성전 건축 준비 자금을 모으기 위해 판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여성협회(회장 김금자)도 옷과 생필품, 김 등을 판매하며 부스를 운영했다. 여성전도부(부장 정순애)는 아동학대예방 캠페인을 벌이며 물티슈를 나눠주기도 했고, 여성엑스포에서는 이음프로젝트 홍보와 여성전도부 활동을 알리는 데 열을 올렸다. “김 사세요~ 금요일에 구운 김이에요~” 


평실협회장 권영수 장로는 “한 해 동안 교회와 영혼들을 위해 애쓴 성도들이 삶의 열매와 수고의 기쁨을 가지고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웃음과 즐거움이 넘치는 행복한 축제가 되길 바란다”며 참가자들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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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회장 김삼배 목사는 “1차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좋은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도농’ 한마당으로 시작했다가 점차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우정 축제’ 분위기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 예보가 있었음에도 많은 성도가 참여했고, 행사 직전에 빗줄기가 그쳐 감사하다”며 활짝 미소지었다.

 

‘우정 한마당’은 충청합회 130여 개 교회에서 참여하는 큰 행사. 그만큼 성도와 구도자가 함께 즐기며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행사를 준비한 이철 장로(충청 평실협 총무)는 “‘우정한마당’은 성도 간 친교를 나누고 도·농이 상생하는 장을 마련한다는 점, 무엇보다 비신앙인 가족이나 구도자를 초청하기에 매우 적합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역 주민도 매년 11월 첫째 주에는 ‘도농 축제’가 열린다며 기억하고 기다릴 정도”라면서 “그들에게 재림교회를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런 만큼 매년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기획 의도와 방향이 ‘친교를 넘은 선교’임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연합회 평신도실업인협회, 충청합회, 삼육식품 등 여러 기관과 단체, 개인의 넉넉한 후원으로 더욱 풍성했던 경품 추첨을 마치고, 달아오른 마음을 진정시키며 고윤호 목사(총무)의 기도와 권영수 회장의 폐회선언으로 행사는 모두 막을 내렸다. 내년을 기약하며 각자 차에 몸을 실었을 즈음. 빗방울이 투둑투둑 차 유리창을 때렸다. 완벽한 축제의 마지막은 날씨까지 주관하신 하나님의 축복으로 그렇게 장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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